나의 이야기

해넘이

라금덕 2012. 2. 23. 23:50

저기 저쪽 서산에 해지고...

어느 해인가 하루 해가 이미 넘어선 어느 시간에 덩그러니 손가락 입에 대고서

한 쪽만을 뚫어지게 응시해대고 있다.  곧이어서 다가올 새 해를 멀뚱멀뚱 고대하며,

뒷전이었다. 하루 해가 가고 새 해가 솟구치는 일마저도 ...

"세월은 그냥 그대로 있는데, 우리만 시간을, 세월을 지나쳐간다고 한다."

......

낯선 곳, 낯선 장소 한 쪽 모서리, 구석진 자리에서

누구도 아는체 하는 이 없는  그곳에서 나는 홀연히 '청춘의 설레임' 그 순수함을 찾아 헤매이고 있었다.

목빠지게 갈구하는 열정과 열망의 한 가운데에 고스란히 손잡아 앉힌다.

아무것도 아닌  '나'를.

......

세상에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있다.

그 "그리움', '그사람'...

세상에 일어날 수없는 일을  눈앞에 생생히 쳐다본다.

낯선 곳, 이지(다른 곳)에서의 "Etranger(에뜨랑제)"의 마음은 이런 것일까...

한 해가 바뀌는  해넘이는 이미 한참을 지난듯, 지나쳐버렸다.

숫자에 하나가 더해지는 엄연한 생활의 흔들림은 감히 거스를 수는 없어도

지하도 계단을 두 세 계단씩 뛰어오르는 숨차오름은 여전하다.

'그사람',  (그)'그리움'은 그런 벅찬 숨차오름으로해서 가슴이 전율케 하는 것일게다.

누구도 감히 흉내낼 수없고,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사막 한 가운데에서의 "Oasis(오아시스)"같은 ,

신기루의 그 모습!

오직 그 무지개같은 그 모습 손끝에 닿고자  (애걸하며)

망연자실 어금니를 꽉 깨문다.


도체, 눈 앞에  펼쳐보일 수 없는 어마어마한 대상이,

그리운 영상이 있는 그 곳- 마침내 '이곳' ! (눈빠지게...)

손에 꼬옥 쥔, 가슴에 안긴 고사리 손 빠져나가는 눈깔사탕처럼 '그곳'은 '선물'이고,

'그사람'은 기적이다.

(세상에서) 그만한 '그사람'이 정말 세상천지에 살고 있다는 기쁨을, (함께)

(세상에서)그만한 '그사람'이 아무것도 아닌 내가 손끝에 마주 대할 수 있다는 기쁨!

그만한 '그사람' 가슴에 꽉 움켜쥐고 벅차오르는 숨을 몰아쉴 수 있다는 환희섞인 기쁨!

그만한 '그사람'으로 인해 세상이 (온통) 어둠을 헤쳐나오듯이 밝게 보여지는 기쁨!

('그사람'이 덥썩 건네준) 기적은 (태생적 그리움으로) 구멍난 가슴에 깊게 패인 밭이랑처럼

좀체로 메꿀 수 없는 기쁨으로 번져만 갑니다. 

사람의 가슴으로 이루 다 감당할 수 없는 기쁨이.


그래! 숫자 한 개 보태어진다고 조금도 애석해하지 마세요.

아무것도 아닌 '나'이지만, 두 손 두 팔벌려 하늘 마냥 우러르듯,

흠모하는 내 청춘의 설레임이,

그 애석함 덜어드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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