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펼쳐진 시야를 무수히 방해하고 훼방만 놓는 안개의 희뿌연함처럼,
무언가 움직이고 다가서는 이름 모를 영상이 감각적으로 알 수는 있지만,
도무지 뚜렷이 알아 챌 수 없는 흐릿함만이 유일하게,
내게 주어지고, 허락된 그리움일 뿐이다...
경악스럽게 손으로 입을 막아서고 한 쪽 구석에 덩그러니 앉아,
생각과 마음을 한껏 몰아 세워서 '그사람'을 떠올리려 하지만,
이내 손을 놓아 버린다. 속수무책이다...
어찌 할 바를 모르는 글썽거림만이 도리어 위로와 어깨 톡톡 두드림이 있을 뿐이다...
"안개 속의 두 그림자" ...
그럼에도 그렇지를 못하다. 앞 뒤 분간할 수 없는 흐릿한 안개속에서 나 또한, 나 마저,
" 두 그림자" 되고 싶다.
안개 속에 '그사람' 혼자 뿐인데도, 그마저 나는 두고 두고 찾아 헤매이는 정처없음에,
허위적 거려야만 한다.
나는 이 쪽에서, '그사람'은 안개더미 뒤덮힌 산등성이 저 쪽 먼 산에...
바라다 보아야 할 그 '그리움'은,
해도 해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모질다...
하도 많은 그 '그리움'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의 울부짖음처럼 모질다 !
아무리 곱씹어도 쉼없이 반복되고,
내 하도 많은 그 '그리움'은 인정 사정없이 매몰차게 윽박지른다.
두 팔로, 두 손바닥으로 머리를 감싸 안는다.
안개 속의 희뿌연 '그사람'을 이리 저리 찾아 헤매이기도 벅찬데도 불구하고...
그 '그리움'은,
어찌 그리도 인정 사정이 없을까 !
어쩜 그렇게도 모질게 매몰차기만 할까 !
뒤돌아 볼 틈도 없고, 두리번 거리면서 살겠다고 빠져 나갈 문틈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 '그리움'은 일 순간 어깨 툭 치며 비껴가는 바람결처럼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내 하도 많은 그 '그리움'은 겹겹이 겹쳐 진다.
바위 한 가운데에 꼼짝 없이 박혀 버린 태고적 조개 화석처럼...
어쩌랴, 어슴푸레한 흐릿함이란,,,
두고 두고 혼절하는 그리움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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