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절에,
둑길 풀잎 위에 또는 나팔꽃이나 분꽃 위에 송글송글 맺혀져 있는 막 떨어질 듯한 이슬방울을,
신기한 듯이 들여다 본 적이 있다. 머리 위에서는 곧 바로 햇빛이 찬찬히 부셔져 내리고...
그 기억이 여태 남아 있다. 자리를 떠나지 않고서...
꼭 '신'이 아니더라도 풀잎 위의, 꽃잎 위의 이슬방울을 들여다 보는 순간의 접점에는,
"무념무상"의 어느 경지라도 득도한 양 남부럽지 않다는 뒤늦은 깨달음이 당겨 온다.
'그사람'은, 그 '그리움'은, 그 '사랑'은,
흡사 그런 숭고한 경지가 아닐지라도 그만한 접점에서 가슴에 구멍이 난다.
'사랑'은 어찌 그 모양, 그 모습, 그 가슴 그대로 쭉 이어지지 못하는 걸까...
남몰랐던 태생적인 그리움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어느 곳에서도 저 쪽 먼 산을 쳐다보아야만 하고,
쏘다니는 숱한 타인들 속에서 유독 '그사람'을 찾아내고자 모래 속에서 바늘찾기 숨바꼭질을,
허구한 날 해내어야만 하는가... 어쩌라고...
"하루에도 몇 번 씁쓸한 미소가 배어나는 일이 종종 생겨난다.
절망은 늘 거역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힘으로 그들 위에 쏟아져 내린다." 고...
그저 그냥 자위적인 위로의 말들만 새겨두어야만 할까...
기어이,
그 '사랑'은 조신 조신햐야만 하고,
그 '그리움'은 침묵이 더 어울리는 구색이 된다.
그 '그리움', 그 '사랑', '그사람' 마주 닿을라 치면 약간의 의미심장한 각오가 필요하다.
남다른 각오가...
그 '그리움'은 눈이 빠지게 기다리는 것...
'그사람의 현존'을 손꼽아 기다리다 눈이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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