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런 마음"

라금덕 2012. 8. 15. 00:10

밤사이 후줄근함은 성가시게 괴롭혀댄다.

눈을 뜨고 살아 났구나... 살아 있구나... 온 몸 구석 구석... 군데 군데 ... 의사가 환자를 짚어보듯이 꾹꾹 눌러 본다.

무슨 목적이 있어서라기 보다 살아 있구나... 하는 작은 소망의  기쁨도 잠시 누려보기는 어려운 지경이다.

밤사이 후줄근함 보다는 밤새 그 속에서 어지러운 꿈속이 내내 목에 턱하니 걸린 생선가시 같은 막힘이 잡아챈다.

꽃과 나비가 노니는 그런 꿈속은 바래고 바랬었는데...

꽃과 나비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었기 때문에...

한 곳만을 뚫어지게 응시한다.

한껏 더할 수 없는 외침으로 맹목적적인 항변을 수도 없이 공중에 불끈 쥐고 내지르면서,

가슴 속의 녹록히 차지하고 있는 이루 형언할 수 없는,

무수한 격랑을 일삼은 응어리짐이라거나...  또는 산더미 만한 일렁거림이 파도가 바위를 아무 말 않고 쳐대듯이,

시퍼런 멍자국이 선명하게 가슴팍에 물들도록 쳐댄다.

도무지 정신을 차리고 맨 정신으로 하늘을...  세상을 바라다볼 수가 없다.

구멍난 가슴에는 그 '그리움'만이,  그'사랑'만이,  '그사람'만이...

아파도 아프다고 할 수 없는 시퍼런 멍자국이 덧난 상처자국처럼 선연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손내밀어 눈둘 곳을 찾아 헤매이어도 나는 어쩌자고...

어느 순간, 어떤 곳에서도 격랑같은 일렁거리는 뭉클한 눈물은 있다. 도체 어쩌라고...

할 수 없지... 들릴 듯 말듯 잔뜩 미련을 움켜쥔 채 뒤돌아서며 되뇌이는 신음처럼... 탄식처럼... 말이 있다. 꼭 있다.

(그래도) 사랑한다!

말도 못하고... 차마 해낼 수 없는 굴뚝같은 그런 마음은 꼭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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