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흐리멍텅해서 보이지 않고 안색은 불꺼진 재와도 같이 창백하였다."
그'그리움'은,
한여름 삼복 더위 염천에도 사시나무 떨 듯하고, "키니네"가 유일한 처방인 듯 그리움 - 사랑에 목매이고,
조바심에 손에 땀을 쥐는데, 가을 잎새 제풀에 겨워 발아래 수북해지면,
자발적으로 솟아오르는 격정은 더더군다나 어찌해 볼 도리도 없이,
주먹만하게 웅크린 보잘것 없는 모양으로 불도 밝히지 않은 한 쪽 구석에서 나는 하염없이 작아진다.
이를 어쩌라고...
그냥 정처없이 '그사람' 찾아 이 거리 저 거리 쏘다니는 무분별한 방황만이 대저 살아남는 지혜로움일텐가...
꼬박 뜬눈으로 밤사이,
창문 밖 나뭇잎 손님처럼 맞이하고,
대신에,
나뭇잎은 바람에도 쫓겨서인지 그'그리움' 그'사랑' 떠안고,
수류탄 품어 안은 중대장님의 숭고한 희생 닮아 핏빛으로 물들었다.
'그대' 무수히 닿지 못해서인지...
저 쪽 먼 산이 멀어서인지...
차창너머로 도시 빌딩 사이로 뾰족탑의 십자가는 "신"께 간구하는 그'그리움' 알아채서인지,
나를 무던히 어루만져 주고 토닥거려 준다.
스치우는 인연처럼 겪는 숱한 사람들에게서는 "한 가지씩 족한 생각"이 엿보인다.
해서, 내게도 한 가지씩 족한 생각이란 그'그리움'이고 그'사랑'이고 다만, '그사람'이다.
"우체국 창가에 서서 편지를 쓴다."
결국,
그'그리움'에도, 그'사랑'에도,
"문화의 시대"에도 두 사람만의 하늘을 찌르는 유순하게 순화된 격정을 잠재우는,
"서로에게 소중하고 친절해지는 시기"가 다가선다.
격정은 부치지 못한 편지지의 여백 사이 사이 줄줄 흘러 넘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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