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메아리는 없다.

라금덕 2012. 11. 9. 23:33

"원죄"처럼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우려했던 일,

이유도 없이 가슴 졸이며 조마조마했던 일,

그'그리움'은 애석하게도,

사랑, 무궁무진한 사랑이 들끓기만 하는  감정을 앞세우기 보다도,

미안함과 괜한 용서를 사서 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우려했던 일은 차츰차츰 어두컴컴함 방안 구석에서 곰팡이 피어오르듯,

왠지 모를 불편함과 얼굴 찡그림, 지겹다는... 또는 천편일률적인 흔한 말과 미사여구적인 표현의 싫증남이,

뜻하지 않게 볼거진다.

짝사랑만이...

스승께서는 이제 되었다며 산을 내려가도 좋다고 하시지 않고,

하도 많은 그'그리움'은 더 이상 보여줄게 없단다...

구멍난 가슴은 살아 생전 보여주지는 못하고...

그럼... 죽어야만 그'그리움' 살아나는가.

멀쩡한 맨 정신으로는 그'그리움' 감당할 수는 없다.

실연...

한 남자는 홀연히 등 돌아서며  차이는 것이라고 그랬다. 구멍난 가슴을 열어 보이지 못하고,

한 여자는 두 손 두 팔 벌려 우러르는 구애는 알아채지도 못하고...

또 다른 의미의 실연이 아니던가...

......

길을 걷다가 남모르는 누군가가 길을 물어 온다.

손가락까지 뻗어 길을 일러준다. 전차를 타고 갈 수 있게.

얼렁뚱땅 눈 앞이 흐릿하게 시야를 무작정 막아서고,

덩달아 가슴 가득히 안개더미 덮어 버린다.

무슨 영화 속의 장면이라도 기억하는 듯이...

'그사람'이 내게 길이라도 물어 오면 참 좋을 텐데...

세상에서 느껴보지 못한 친절함을 담뿍 보여줄텐데...

머리끝이 쭈뼛할 만큼 한기가 두텁다.

가을색은 단순히 머물러 있고 겨울채비는 손도 대지 못했는데...

이래저래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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