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분수

라금덕 2012. 11. 25. 16:46

이윽고,

'그사람' 마주 닿고 말면 오고만 싶고,

가고 싶지 않고,

감격은 광복절에만 있는줄 알았는데 치밀어오르는 그리움이 점철된 감격은,

목을 세차게 조른다.

길고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 켜듯이 "늦은 사랑"이 앞을 가로막고 나섰었고,

자나깨나,

"풀벌레소리만 그리움으로 다가와"...

......

바람만이 참 어처구니없게도 불어제친다.

난 몰라... 남 보란듯이...

아무것도 상관없다는 듯이 바람이,

바람이 쑥쑥 불어제친다.

보고 싶다고... 그립기만 하다고...

제아무리 저 바람 앞에 나서서 몸으로 막아서고 버티고 서서 악다구니를 써대도 증명해낼 길이...

화들짝 열어 젖히고 증명해낼 방법이 없다. 

금방 뒤돌아서면 후회할 일이 되지만,

하도많은 그리움에 들끓는 가슴은 여기까지만 내버려두고 막아서자고 마음을 다 잡는다.

분수에 맞게...

물론 그렇게 한다고 되고 하지 말자고 안되고...

헛된 몸부림인 줄 빤히 알고 있으면서도... 그래도...

그리움도 사랑도 어설프기만한 한 남자이기에 분수에 맞게...

모진 비바람에도,

아직 꿋꿋이 "만산홍엽"이 주위에 남아 있음이 작은 위로가 될까...

무언가를 막연히 자신도 모르게 기대하는 눈치가 스스로 엿보이면 그리움은,

그 특유의 휘황찬란한 빛이 바래진다.

차마... 그럴 수는 없다...

겨울잠...

그리움이 끊이지 않듯이 사랑은 영원하겠지요...

아침에 눈을 뜨고 제일 먼저 생각키운다.

가슴에 맺혀있는 그리움에,  

어제의 불멸의 그리움에 오늘의 그리움이 덧포개어진다고... 

그러면 목숨부지하고 살아낼 수 있을까하는 일말의...

그리움은 사랑은 세상 곳곳에 널려있고,

누구에게나 찾아들고,

때로는, 눈물 질질 흘려가며 뒤돌아서서 멀어지기도 하지만,

하도 많은 그'그리움'은  꼭  '그사람'뿐이고,

그'사랑'은 앙가슴에 콕 박혀있고,

'그사람'은 유독 '그곳'에만 있다.

고개들어 서산에 뉘엿뉘엿  해 넘어가도 '그곳'을 향한,

물끄러미 숨죽이며 그리움을 달랜다.

누구에게나 사랑이 슬그머니 젖어든다.

누구에게나 그'사랑'이 그리움 손 잡고 가슴에 눌러앉아 자리 차지하지는 않는다.

사랑은 찾아들고 사랑은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그사랑은 꼭 한 사람에게서만 발원되고,

한 남자에게만 전 인생을 다 쏟아부어도 아직은 멀고 먼 길...

언제나 기쁨에 어우러진 흥에 겨운 그리움만 닿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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