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람'을 지켜준다고 약속한 것은,
'그사람'이 (나와의 이전에) 쌓아온 이력, 가치관, 고유한 일상,
'그사람'의 작은 우주를 고대로 상처받지 않고,
지속적이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나로 인해서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거나 하는 그런...
(나의) 허름한 몰골은 이성까지도 허물어트리고 막무가내로,
언제라도 모래성 쌓은 소복한 공든 탑까지도 파도에 휩쓸려 흔적없이 사라지듯이,
눈앞에서 지워낸다.
돌덩어리 무심코 들어 발등을, 내 발등을 찍을 일이다.
(그사람이) "말 잘한다 !" 고 했다.
입을 벌려 구차한 변명들이 숨도 쉬지 않고,
심지어 침까지도 섞어가며 '그사람'에게 말문이 막히게 하는 현란한 처지인 듯 싶다.
점점이 명멸해가는 자동차의 미등을 아름답게 바라다보아야만 한다.
나로서는...
그 아름다움이, 그 화사한 일리자벳 여왕님 닮은 아름다움이
색바랜 빛깔로 점차 어지러워지고 있다. 나의 무분별함 때문에...
꿋꿋이 지켜주지 못한 깊은 양심적인 회한이 '태생적인 그 그리움'과 다르게
가슴을 윽박지른다.
되짚는 기차안에서 바라다 본 세상 - 바깥 세상은 깜깜한 어둠 뿐이다.
희미하게 산자락의 메아리의 끝마디처럼 점점 사그러들 정도의 '그사람' 목소리가
그 때부터 그 후로도 오랫동안 재촉하며 가슴을 칠 것이다.
무분별함으로 인한 죄스러움과 반성의 반작용으로 인해...
'마주 대한다는 것은, 안아보아야만 하는 것...'
'그사람'의 하해같은 너그러움에, 지극한 정성이 깃든 마음가짐에 나는,
훼방을 놓고 흙탕물을 휘젓고 있었다.
다만,
죄스러움과 반성에도 불구하고 뻔뻐스러움은,
손끝이 파르르 떨어댈 만큼 그 '현존' 마주대할 수만 있다면...
그게 소원이다! 그것만이 유일한 면죄부이고, 버팀목이다.
그것만으로 볼썽사나운 마음가짐을 정돈해놓아야만 한다.
'열락'의 밤이 지나면 반드시 여명과 먼동이 트는 햇살 수놓은 아침이 오고야 만다.
그 햇살아래, '그사람'에게 더 이상 고개를 못드는 내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럴 수는 없다.
가슴이 거덜날 만큼 이루지 못한 '사랑'을 부여잡고 흐느끼는데...
숨겨진, 감추어 두었던 왼쪽 가슴의 깊은 통증이 되살아나고,
쉼없이 그 가슴 쓸어내리며 깊고, 길다란 상념의 늪에서 좀체 움직일 수가 없다.
'날굿이'처럼 잠시라도 끈을 놓아야만 하나...
소주병 입에 물고 정처없음이 무슨 금과옥조인양 허풍스럽던 그런 짓거리라도
해내어야만 하나...
시작과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긴한숨이...
그것만이 겨우 (반성의) 추스림을 도와준다.
'아름다움;은 그 '아름다움'대로 고대로, 고스란히 내버려두자.
그게 다시 '지켜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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