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말 또는, 낱말

라금덕 2012. 3. 26. 23:36

어쩜... 어쩌면 좋지...

말들은 쉽게 이어지지 않는다. 좀체로.

말 더듬는 어눌함처럼,  단락, 단락...

음악 악보의  "스타카토"(staccato)처럼,

듬성듬성 툭툭 건드리는 자극만이 눈물겹다.

'그사랑'이란,

그 '그리움'으로 인해,

온갖 감격에 겨운 이야기들이,  그 낱말들이 본래 지닌 생명이 있어,

"나를 써 주세요!"  "써 주세요!" 하면서 쉼도 없이 

나를 재촉하고,  채근한다.

한 마디도 빼놓지 말고, 한 순간도 잊어먹지 말라고...

"뒷말이 앞말을 낳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끓는 가슴 속의 셀 수 없는 이야기는 조목조목 풀어헤치기에는,

아무런  소득도 없다.

그저 손 벌리고, 헤픈 몸짓으로 입 벌리고서,

눈만 멀뚱멀뚱,

발 벌리고 서서 어안이 벙벙한 채로 꼼짝달싹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흡사,

바지가랭이 사이로 아무런 이성적인 자극에 대한 민감한 반응도 할 수 없어서...

아니, 어릴 적 잠 잘적에 분명 일어나야만 한다는 꿋꿋한 생각을 견지하면서도,

불가항력적으로 그럴 수가 없이  (멍청하니) 오줌을 싸버린...

부끄러운 두려움에 떨기만 했던 새벽녘의 아스라한 기억처럼,

두 발 벌리고, 두 발 딛고 서서,

'그사람'의 환희로 인해,  그 '그리움'의 절명으로 인해,

(망연히)

오줌을 싸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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