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뎌내는 것만이 능사일 뿐, 달리 방법은 없는데...
오도카니 오도가도 못한 채,
눈만 꿈벅꿈벅하면서 손바닥 벌리고,
꼼짝달싹 못하고 마냥 고자리에 서 있기만 한데...
기대하지도 않았던 쓸쓸함이 손내밀어 옷자락 잡고 따라 나선다.
그 찬란하기만한 '현존'의 부재에도,
그나마 숨을 쉬고 연명하고 있음은,
심각히 부끄러운 일이다.
치욕은 여기에도 있다. 숨쉬고 뻔뻔이 살아있음은...
나는 아직 멀었다 !
신부님 앞에서 고개 숙인 "고해성사"처럼 나는 아직 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 입을 굳건히 닫아두자.
나는 아직 멀고 멀었다,,,
'그사람'의 그 위대한 '무량한 마음' 좇아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만한 것을...
"그러나 잊지 마라
묘비명으로 새길 그리운 이름은"
나락으로, 밑으로만... 밑으로만 깊이도 알 수 없이 낮아지던 찬란한 햇살의 그늘진 이면처럼,
구부정한 키높이는 어느 덧,
'그사람'으로 인해 키가 불쑥불쑥 반듯해진 느낌이다.
하물며... 그럼에도...
쓸쓸함 옷자락 잡아채는 지금,
달빛아래 바람따라 나뭇가지도 정신없이 휘청거리는 지금,
나는 그 키높이가 차츰 낮아지고 있다.
'그사람'의 환희에 찬 '현존'이,
손끝 닿는 그 곳, 그 거리에서 마주 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슬픈 일이다......
하나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오직 '하나'뿐이라는 절대명제를 부여안고 사는데, 어쩌지...
어제는 불쑥 둘이 된 '하나'가,
하나 하나라는 것이 은근슬쩍 내비쳐졌기 때문에......
(무량: 1) 정도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음
2) 하느님의 무한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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