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사랑만 하자!

라금덕 2012. 4. 9. 15:54

걸어다니는  두 다리에 힘이 모아지지 얺는다.

정신이 육신을 지배하기 시작한 듯한,  불현듯 무서운 공포가 앞을 가로막고 나선다.

정신과 육신이 똑같이 균형을 맞추어야만 그나마 버틸 수가 있을 법한데...

큰일이다. 주먹을 불끈 쥐어보지만 쉽게 가다듬어지지 않는다.

계단을 빤히 쳐다보면서 쉬운 에스컬레이터를 사뿐 밟고서 멍해진다.

생각도 한 곳으로 하나의 바람직한 개념으로 모아지지 않는다.  좀체로...

가슴에 심어둔 설레임마저 고대로 정열적으로 옮겨놓지를 못한다.

정신병적인  '히스테리' 증이 스스로도 엿보인다.

심각한가......

나만이 내팽개쳐졌다는 우스꽝스러운 참 미운 생각이 어느 덧 지배적이다.

날씨는 왜 덥고, 나는 땀을 어찌 그리 자주 많이 흘려대고...

온갖 미덥지 못한 생각들이 중구난방으로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있고,

나의 이야기와 내 의지에는 아랑곳 하지 않는 듯 하다.

반성... 반성... 문득 다가 선 깨달음!

설레임에 이어진 그 '사랑'만이,

그 '그리움'만이 제일이다.

그것말고는 다른 것은 선한 것이 못된다.

그 꺠달음이 아무래도 혼잡한 생각의  아찔한 어지러움의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

바라는게 있어서는 죽어도 안된다.

하루 해가 기어이 어꺠 툭 치고 지나친다.

도드라진 햇살을 보고 하루 꿈을 꾸고,

소원을 빌고 소망을 양껏 품어본다.

어스름 달빛이 머리 위에 보일락 말락 하면,

어김없이 살아 있음은 그나마 행복한 기쁨으로 위안을 준다. 다소곳이...

다시 다가올  내일, 그 꿈을 바라다 보면서...

하루 해는 기진맥진하다.

금방이라도 고대로 앞으로 머리가 처박히듯이,

무겁기만 한 머리는 육신의 무게중심을 자꾸만 앞으로 앞으로만 재촉한다.

"가슴 아파도 가슴 아프다고 내 앞에서 가슴에 손 대지마!"

'그사람'이 그렇게 말을 해주었다.

나는 '그사람'에게 무엇인가를 강요한 적은,

바라기만 한 적은 없어도... 아니 없다.

어쩌면 '그사람'이 그처럼 힘이 들어하고,

"싫어진 것은 아니지만, 마워졌어!" 라고 까지 이야기 한 것은,

'그사람'의 힘겨움이 예사스럽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그릇된 것은 내 잘못이다.

'그사람'에게 강요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그보다 더한 말을 은연중에 나도 모르게 배어 있는 말들을 쏟아붓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보다 더한 말을...

'사랑'만으로 가슴이 아프면 다행이다.

정확하게 정리된 잘못이 아닌 잘못으로 반성의 고통에 휩싸인 가슴앓이는,

참 힘겨웁다.

가슴을 움켜쥐어야 하는 쓰라린 고통은 그자리에 고대로 그냥 주저앉게 한다.

뭇사람들 사이에서 얼핏 마주 친 '그사람'은 더할 수 없이 청초했다.

한 떨기 수려한 꽃만큼이나!

사춘기 적에 bus안에서 물끄러미 벌게진 얼굴 마다않고 가슴 졸이던 어느 여학생보다도.

훌쩍 바람따라 지나친 어느 대상...

없으면  없는대로 그냥 나대로 사랑하자. 나답게 사랑하자!

'그사람',  그대 아니면 안돼!

'다른 것 다 팽개쳐도 그대 아니면 안돼!'

겨우 찾아 낸 그 말 뒤에 부끄러운 사정은  다독거려 진다.

그러지 않아도 될 '그사람'은 그렁그렁하다 못해,

뚝뚝 글썽거리기 까지 했다.

벌겋게 부어오른 눈자위는 내 잘못이다.

두려움은 여전하다...

가슴은 꾸준히 통증만을 강요한다.

'그사람'은 맨 처음이며, 맨 나중의 끝이다 !

그저 밀려드는 무지막지한 굴뚝같은 그 '그리움'만이 전부일 뿐이다.

'사랑'만 하자! 고 이야기 했다. 가까스로...

가까스로 '그사람'은 글썽거림을 - 뚝뚞 떨어지는 글썽거림을 멈추고서 평온하게 이야기 하기 시작햇다.

옷을 사주려 했고,

가방이 보기 싫다며 가방을 사려고 했다.

괜한 눈물어린 호소를 하면서 까지..

아니다.  결단코  아니다.  '사랑'만 하자!

사는 형편이 남다르면...

조금 더 가슴 부여잡고 맨 주먹으로 돌아서서 담벼락 치면 되고,

돌덩어리 들어 발등 내려찍고 남모르는 피눈물 삼키면 된다.

알아채든, 의식하지 못하든 어느 사소하고 희미한 틈새도,

둑을 무너뜨리는 균열도 만들 조짐을 하게해서는 안된다.

다행스럽게도, 꺠달음처럼 반성의 시간이 시작되었고, 이어진다.

'사랑'만 하자!

지하철 한 구간을 훨씬 넘어서는 찻삯이 없으면, 

'그사람'목소리 닿을 수 있는 전화요금이 없으면 더 고통스러워하자.

고통의 깊이가,  그 끝이 어디쯤인지 한 번 가보면,

'사랑'은 그 눈물곡절의 그 '사랑'은 세상에다 대고  자랑할 만하지 않겠는가......

석류알이 벌어지듯 가슴 절절한 그 '사랑'은,

그 '그리움'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그사람'은 꿈도 꾸어보지 못한,

엄밀한 의미의 빛나는 휘황찬란한 환희의 '현존'이기 때문이다.

기어이 손 꼭 잡고서 나란히 서서  세상에다 대고 자랑할 만한,

두 사람만의 이야기를 가꾸어야만 한다.

운명처럼 그것은 사명감이 된다.

그런데도 어찌하나...

가슴은 갈기갈기 통증만을 앞세우고 고자리에 주저앉게만 하는데......

수도 없이 그랬다.

누군가에게 아무 것도 눈치채지 말라고 저 쪽 먼산만 애꿎게  바라만 보던 멍한 시선.

여지없이 이어지는 셀 수도 없이 반복되는 그런 볼썽사나운 모습...

나도 모르게 콧잔등 맵고, 눈물이 핑돌고,

훌쩍훌쩍 뚝뚝 떨어지는 꼴을 감추려고 고개 돌려,

저 쪽 먼 산을 바라다 보아야만 한다.

슬금 슬금... 기어이 앞 섶을 적시면서까지 뚝뚝 떨어진다...

그 '그리움'은 꼭 그러하다.

'그사람'의 자동차의 미등이 점점이 희미해져가는 그 광경처럼,

그 '그리움'은 가히 운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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