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달이 나고, 어찌할 바를 모른다는 것은,
비단 두고 온 그리움... 남겨진 그리움에 대한 간절한 바램 또는 절절함 뿐만은 아니다.
가슴 속에서 물이 흥건히 철철 끓어 넘치는 울컥 울컥 뭉클함이 뚝뚝 살갗을 타고,
물줄기처럼 연달아 그리고 마냥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순간 순간 일렁이는 끊이지 않는 상념의 흐름이 숨조차 막아 서면서,
두 손 두 팔 그리고 다리에 힘이 다해 그저 주저 앉고만 싶을 따름이다.
세상에 태어 나고 세상에 눈뜨기 시작할 즈음 살갗에 닿는 최초의 빛은,
어머니일게다.
세상의 빛이다! 라고 입 벌리며 바라다 본 빛은 어머니이고,
그 다음은 하늘에서 온 몸으로 내려 주신 빛일게다.
어머니의 빛은 품안에 간직하며 기억의 저 편으로 밀어 두지만,
그 다음에 들이 닥친 세상의 빛은 어느 날 문득,
순간 순간 눈을 크게 뜨고 가슴 한 가득 받아 들이면서 고개 들어 우러러 흠모하기까지 한다.
두 눈 크게도 뜨지 못하고, 일부러 찡그린 시선, 한 쪽 팔 들어 비스듬히 그 빛을 바라다 본다.
경외스럽게... 하도 눈이 부셔서...
하도 많은 그 '그리움'은 그 빛에 버금가지 않는다.
나는,
어머니 다음으로 입 벌리며 맞이했던 그 찬란한 세상에서 맨 처음 맞이한 빛을,
'한 여자'에게서 보았다!
'그사람'에게서 맨 처음 내 눈을 휘둥그레 했던 그 빛을 본다.
어느 소설에,
"그리움이란 함께 있었던 시간을 머릿 속에서 끊임없이 반복, 재생하는 일이다..." 라고 내게 넌즈시 일러 준다.
맨 처음 아장 아장 세상에 한 발자국씩 옮겨 가는 내게 마주 친, 눈에 들이 찬 빛처럼,
황홀스럽기까지한 아름다운 사람에게 목을 매고 있다.
꿈꾸어 왔지만, 꿈꿀 수도 없었던 꿈을,
꿈꾸고 있지만, 꿈꿀 수 없을 듯한 꿈을,
나는 그 꿈을 맞이 한다.
어제는 그 꿈이었고, 오늘은 그 꿈에 허덕이고, 내일은 그 꿈을 다시 꿈꾸어야만 한다.
꿈은 꿈일 뿐인가...
살갗에 닿지 않은 꿈일 뿐인가...
흐린 날 잠깐 내비친 구름 속의 햇빛처럼 구름 속으로 훌쩍 다시 들어가 버린 듯...
두고 온 그리움, 남겨진 그리움은 멀어져 있는 황홀한 존재감으로 고개 숙이고 그저 주저 앉는다.
아무리 고개 길게 뺴고 두리번 거려도,
새 하얀 여백과 새까맣게 문도 없고 창문도 없는 공간 속에서 벽을 더듬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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