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봅비는... 가을비는...

라금덕 2012. 5. 15. 15:38

맨 아침절에,

한 쪽 눈 지긋이 감기우면서 뒤척이는 손끝에,

제일 먼저 '그사람'이 닿을 수 있고,

커튼(curtain)을 젖히고 비가 내리면 거리에는 사람마저 듬성 듬성한...

마주 앉지 말고 나란히 앉아서 창 안쪽에서 줄줄거리는 창 밖을 본다.

그게 온전한 사랑이겠지요...

아지랑이 가물거리는 coffee향기 도드라지고... 세상 남 부러울 것 하나 없겠지요.

봄비는...

가을비는...

봄비는,

소리도... 소문도 없이,

창 밖에서 곤한 잠 방해하지 않고 밥새 내려 주어도,

두려운 기색없이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 듯 하다.

아침이 되면 밤사이 방긋 활짝 핀 꽃잎을 바라다 볼 수 있는,

꼭 한 번 뿐인 절정의 화사함이 참 좋을 듯 해서...

빗방울 땅바닥에 내려 앉아도 살포시... 폴싹 물방울이 튀어오를 듯 하다.

봅비는,

그리움에 허덕거리는 가슴에 촉촉한 생명수를 은근히 적셔 주는 듯 하다...

가을비는,

밑으로만... 밑으로만 내려 앉는 처연함과,

몸둘 바를  모르는 긴장감이 서려 있는 듯 하다.

어리 둥절 마음 다잡아 둘 곳 없는...  오고 갈 데 없는...

사위가 조용한 새벽 세 시즈음의 "절대고독"도,

섬돌 밑, 풀벌레 소리까지 애간장을 들끓게 하고,

무인도에 표류하듯 주위가 불분명한 어둠 속에 혼자만이 갇힌 듯한,

쓸쓸함 머물은 두려움 일게 하고,

창문 두드리는 바람따라 서걱 서걱  나뭇잎 제멋대로 옮겨 다니는 수북한 소리마저 자극적이기에...

이윽고 아침이 다가서면,

밤사이의 외로운 상상은 아침 햇살이 차지하면,

비릿한 나뭇가지 사이로 무분별히 햇살 드리워짐이 안타깝다.

눈 앞이 안보이는 두려움이,

조마조마함이 미리 앞을 가로 막고 나선다.

가을비는,

땅바닥에 내려 앉아 그대로 옷자락 늘어뜨리면서 젖게 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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