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생각의 유혹

라금덕 2012. 5. 23. 16:19

말이 그럴싸하다.  '인간적인 고뇌' ...

그 '그리움' 말고,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이 걷잡을 수 없이, 말 잔등 채찍 휘두르듯이 호되게 내리치고,

애써 고개마저 설레 설레 돌려서,

어줍잖은 생각의 그늘을 거품처럼 걷어 내려 무진 애를 쓴다.

'그사람'은  '사랑'일까...

'그사람'과 나와의 사이에는 뚜렷한 그 무엇이 존재하기는 할까...

나는 '누구'이고, 또, '그사람'은 '누구'일까...

이렇듯 천지 분간 못하고 정처없는 떠돌이 처럼,

마음과 몸이 구름마냥 둥실 둥실 떠돌다가 그냥 남 모를 곳에서 잊혀진 체 고꾸라지는 것은 아닐까...

'사랑'인데!

기필코 '사랑'인데...

구멍 난 가슴이 이토록 한시도 참아내지를 못하고 짓이겨지는 통증이 빈번히 후려치고...

애써 고스란히 어루만지고 달래가며 남 모르게 쓰다듬어야만,

이제 가까스로 숨소리 고를 수 있는데...

딱 한 번만이라도... 그저 무슨 장난거리처럼,

무슨 이야기 속의 농담처럼 밤 12시에 성황당 고갯마루에서,

'그사람' 만나서 손을 잡고 불현듯 어둠 속으로 사라지듯이 뛰어갈 수는 없는가...

아, 아!

아! 아...

동물적인 소리만 나는 뿜어 댄다.

소리도 나지 않게 연신 뿜어 댄다.

아, 아!

그 동물적인 소리가 '시'의 시작이었다고,

아! 아...

그 동물적인 소리가 '시'의 끝이었다고,

어느 시인이 자신의 '시론'에서 그처럼 말을 해 주었다.

'그사람'이 그러하다.

"신음섞인 탄성" 만이 자아 내고, 동물적인  소리만이 아우성 칠 뿐이다.

아랑곳 없이 바람이 무성하게 불어 댄다.

꽃 피고 새 우는 시절인데...

손까지 호호... 불어 대면서 압에서 성큼 입김이 빈번하다.

나뭇가지 성기게 어슥 어슥 부벼 대며 소리가 나면,

나뭇잎 버성기며 소리가 나고, 

자신의 몸 흔들어 후두둑... 떨며 나면,  그제서야 아... 바람이 건드리며 지나가는 중이구나 할텐데...

그 '그리움' 사무치고 망연자실함은,

더 이상의  Romantic적인 울렁거림은 없는 걸까...

바람이 불어 대고... 목덜미 스산하고...

어꺠 움츠린다고 그 '그리움'이 서슴없이 되는 것은 결단코 아닌 데도...

'그사람'의 그렁그렁함이 지나쳐서 전화기 너머 이곳에까지 울먹이는 눈물바람이,

훌쩍 보이고 만다.

그게 아닌 데...

일상이 다르다고, 사는 모습이 다르다고 마음가짐 마저 다르지는 않는데...

남겨진 그리움은... 두고 온 그 '그리움'은...

감당하기 어려운 시간과 공간의 멀어짐은,

멀고 먼 길은 이지 가지, 온갖 종류의 생각의 유혹에 시달려야 함은...

우러르는 품어 버린 생각만큼, 굴뚝 같은 그 '그리움' 만큼 우아해 질 수는 없는데...

한 치의 틈도 허럭하지 않고 사방 팔방이 꼭꼭 막혀 있는,

앞에는 낭떠러지 이고, 뒤에는 절벽일 뿐인데...

어김없이 저 무언의 바람 소리 보다도,

가지지 못한 지독한 허름함이 치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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