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맴도는 길

라금덕 2012. 10. 24. 22:58

표정이 멈춘 사람들 사이로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을 하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

하나 둘... 오고 가며 즐비하고 분주하지만,

유독,  '그사람'만이 내게는 눈에 띈다.

'현존'은 손 내밀어 급하게 닿지 않고서 언제나 골목길 멀찌감치 서 있는 아득한 신기루 같지만,

사람들은 나처럼 꼭 한 가지 그'그리움'에 멈추었을까...  '한 여자'에게만...

하도 많은 그'그리움'에 생각도 표정도 꼿꼿이... 꿋꿋하게 멈추었을까...

기찻길 위에 놓인 그리움은... 사랑은,

다분히 우여곡절을 겪을지라도,

기찻길 꺾여지고 곡선으로 휘어지고...

길은 길에 연하여 있고... 기어이 닿고야 만다.

한 가지 생각이 오고 가고,  다시 다른 한 가지 생각이 가고 또 오고,

내게도 기어이 그 한 가지 생각이 오고 가고 하지만...

그'그리움',  그'사랑',  '그사람'만이 줄곧떠날 줄을 모르고 따라다니며 길 위의 길처럼 이어지고 이어진다.

고장 난 전축의 턴테이블 바늘처럼,

레코드플레이어 턴테이블의 바늘처럼 노랫말을 한 소절만 겉돌듯이 ,

그리움은, 사랑은 '그곳'에서만 맴돌고 만다.

한 가지 생각과 눈 감고 매진하는 일념어린 투쟁,

일념섞인 우러름의 '그사람'만이 내게는 온통 전부가 된다.

사이 사이 손대기조차 어려운 듯한 투명한 빛의 하늘,

바로 발 아래에는 등 떠다미는 바람에 못이겨 꿈틀꿐틀 터질 듯,

울긋불긋 색깔 머금은 나뭇잎만이...

어쩌지...

그리움 고대하는 마음가짐 조마조마한데,

버스  지붕위에 내리붓는 빗소리는 또 얼마나 가슴을 치고 마는가...

손톱 물어뜯는 조바심만이 길 위에 물방울처럼 뚝뚝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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