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렁"...
발 아래에 하나의 '소우주'가 그처럼 내려 앉는다.
'가을'이 깊어지다 말고서 느닷없는...
가혹하리만큼의 '겨울'이 앞을 가로막고 나선다.
실랑거리는 '봄날'을 지나,
"황 순원이 소나기"도 지나가더니,
"가을비 우산 속에"의 한 때의 유행가도 들을 수 있었건만,
이제, "겨울비는 내리고"... 그렇게 시절이 가고...
'빗물'은 아랑곳 없이 어느 때고 그저 그대로 '빗물'이라고 불러 주지를 않는듯 제각기의 이름이...
각기 어느 구체적인 형용사가 명사를 아름답게 수식하듯이 소리 소문없이 붙여져 내려 오고 있다.
그 형용사에는 감추어진 안타까움이 숨겨져 있다는 하소연이...
빗물도 내내... 몸살나는 어떤 그만의 그리움에 잠 못 이루고... 봄은 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그리운 이름 앞에다 붙이고서... 그러나,
"철렁" 그렇게 가슴을 마구잡이로 주저 앉히듯이... 또는 '뚝' 소리까지 내며 계절은 이미 내려 앉더니만,
올망졸망... 옹기종기 모여지고 모여서 희한한 의성어와 의태어를 남발하기라도 하였었더니,
아침 일찍 남보다 앞서 나선 길에서는 문득,
발 디딜 틈조차 방해하듯 내려 앉아 버렸다. "철렁" 내려앉았을 그 속에는 무슨 '포기'하는 마음이 도사렸을까...
일말의 낙담과 실망이 숨겨져 있을까...
"우수수... 우수수..." 누가 그렇게 말해 주었을까...
우루루... 우루루... 그저 떠밀려 쫓겨 간다.
겨울의 가혹함에 지레 겁 먹고서 바리바리 싸매고서 꽁꽁 닫아버린 창문 너머에서도,
또랑 또랑... 계절이 바뀌고야 마는 빗물소리를 혼자서만 귀를 세우고 있었다고...
밤이 무르익을수록 이어지고만...
다만... 부디 어제의 그리움이 오늘은 매우 조금이라도 신세가 한결 나아지기를 두근거리며 소망할 뿐...
그'그리움'은,
"어제도 견뎌냈으니 오늘도 견뎌낼 수 있다."는...그러면,
내일도 견디겠지... 하는...
내 삶이 어제 지켜졌고 오늘 목숨 부지했고 내일 생명은 이어지겠지만... 삶은 장담 할 수 없는 것이......
다행히... 시간은 이윽고 또는 어느 덧 나를 이만큼에라도 소리없이 등 떠밀었고...그래서,
다른 한 편,
그'그리움'은 아무런 기색도 없이 이어지고만 한다는...
날로 번성하는 인류의 '문명과 문화'처럼 옆도 보지 않고 앞만 보고 내닫는다는,
그게, 하도많은 그'그리움'이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늘만 올려다 보고... (0) | 2013.12.07 |
---|---|
잊혀진 걸까... (0) | 2013.12.06 |
열렬한 연애 (0) | 2013.11.28 |
겨울은... (0) | 2013.11.28 |
다 지나가고 말 것을... (0) | 2013.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