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사랑만은 않겠어요"

라금덕 2014. 4. 12. 08:33

옛날 옛적에,

임금의 미움을 산 선비는 곧장 유배길에 올랐었다고...

임금이 계신 북쪽을 향해 아침 저녁으로 사은숙배를 올리며 이제나 저제나...

행여 임금의 부름만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말다가 늙고 병이 들어서 그대로 영영...

그 때 선비는 그랬다는...

임금을 원망하지는 않았을까...

"황진이"말고,

임금만을 향한  무슨 하늘 무너지는 그리움은 있었을까...

하물며 그리움 닿지 못한다고 매일 매일 반성문은 쓰고 또,  쓰고 했었을까...

나는...

'그사람' 마주 닿지 못하는 - 울려퍼지는 목소리라도 - 시절이 길게... 이어진다.

무슨 잘못을 했길래 저토록... 형벌을 무릅쓰고 마는가...

잘못했다는...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고 또 빌고 있어도 감감 무소식이라는...

선비와는 달리 나는 치열한 반성문을 손들고 쓰고 있어도 '그사람'은 요지부동이라는...

그 엄연함이...

글쎄... '사랑'은 찾아 오는가 봄 꽃처럼...

사랑은... 찾아서 무작정 정처없이 헤매이어야만 하는가...

'그리움'은 또, 뭐고...

가슴을 날카롭게 예리하게 싹둑 도려낸 듯한 통증이 꼬리를 물고 겨우 바둥바둥 뒹굴고 마는데도...

어찌 그리도 야속하기만 할까...

정처없음은 타고난... '떠도는 구름'처럼...

길게만 이어지는 땅 꺼지는 한숨만으로도 아무 것도 일말의 치유를 한사코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고,

나, 어쩌라고...

세상에 일찌기 아무도 알 수 없었던 그리움 뒤의 슬픈 생각이 당연하다는 듯이 밀려와,

세상 어딘가에서 - 쫓기듯 떠나 온 쉽게 알아챌 수 없는 어떤 곳에서,

나는, 빗물 맞이하듯이 적셔지고 만다. 앞 섶을 흥건하도록...

쓸쓸함은 다만 휩쓸려 가고 말고...

그냥 내버려 두어도... 굳이 손 내밀어 눈여겨 보지않아도 좋을 듯 흘러 내리고 만다.

나는,  '그사람의 현존'은 고사하고라도 목소리 만으로도 세상에 광명이 비친다는 절채절명의 난간에,

나는,  아슬아슬 목숨 부지하고 있다.

그'그리움'은 그토록 '나의 운명'을 쏙 빼닮은 인생이다.

삶이고 생활이다.

물렁물렁한 그'그리움'이 손 안에 한가득히 만져진다.

손을 펴고서 꽃잎 훨훨 '그사람' 머리 위에 뿌려 주듯이,

그'그리움'을 곧이 곧대로 안겨주고 싶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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