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곳'은 멀다.

라금덕 2012. 3. 9. 03:01

고개돌려 고스란히 눈에 넣은 '그사람'을,

두리번 두리번 찾아봐도 쉽게 형언할 수도 없는 물밑듯한 감동이,

짙은 카타르시스(catharsis)가 눈시울 붉게만 만들었다.

"그사람' 참 야속하다.

'그곳'은 어찌 그리도 멀고 먼지...

지하철 한 구간의 거리이면 맨주먹 허공에다 연신 휘젓지 않아도 되고,

시멘트 담벼락에 애꿎은 주먹에 피멍들지 않게 해도 되고,

다시 피멍들은 한 쪽 가슴 움켜쥐고 쓸어내리지 않아도 되고...

술취한 휘청거리는 희미한 몸가집으로

지하철 계단 위험천만하게 아슬아슬 뛰어내리면서

혼비백산 도망치듯이,

씨,씨... 거리지 않아도 될터인데...

슬리퍼(slipper)신고 헐렁한 옷차림으로 

까만 밤 한밤중에 오직 그 불빛만 환하게 밝힌 24시 편의점에서,

큼지막한 유리창 밖을 반듯하게 나란히 나란히 서서

마냥 바라다보면서 그냥 가슴에 영롱하게 맺힌 이야기,

잠시라도 나눌 수 있으면,

그 얼마나 풍요로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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