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배추 흰나비 코트'

라금덕 2014. 4. 26. 08:48

'배추 흰나비 코트'는...

무슨 영화의 첫 이야기의 장면처럼 학교 다니던 시절에,

어느 날 - 꽃 피고 새 우는 어느 봄 날에 -

문과대학 영문학 강의실이 배경이랄까...

삼삼 오오... 혼자서든... 웅성웅성거리든지... 소곤소곤거리든지... 제각기,

그 장면을 책임지고 있는 배경이 된다는.

그 날... 그 기억이 어김없이 '그사람'에게 전이된다. 영화는 그처럼 고개를 돌리면서,

아련한 '추억'속으로 미끄러져 가며 이어지겠지...

어느 날 - 꽃  피고 새 우는 어느 해 어느 사월즈음 -

생판 낯모르는  어떤 여학생이 입고 있던 코트(coat)의 빛깔을 나의 눈에 심어두었었다는...

'배추 흰나비'의 파스텔톤 - 손에 잡히면 먼지처럼 흩날릴 듯한 꿈꾸듯 빠져드는 색감의 코트( coat)를 보자 마자,

정신없이 덩달아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꿈도 마음도 너울너울...

......

지금, 나에게는 - 구멍난 가슴에는 '그림처럼 곱고 예쁜 그사람'으로 독차지하고 있으면서도,

편두통의 질척거리는,

문득문득 일정한 간격을 두고 기다렸다는 듯한 '그사람'과의 잔뜩 멀어진 아득함 가득찬 거리감이,

횡설수설하는 경우가 있다.

'그사람'만을 보고 싶다! 그런데... 고개 숙인 애처로움이 따라 붙고 만다. 애처롭다...

물리적인 '운명'에 처한 '그 곳'과 '이 곳'의 그것 말고도,

부지불식간에 맞이하는 직사각형 닮은 마음가짐으로 인한 지독한 고독은 떨쳐낼 수가 없다는 그것...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그런데도,

"나는 외롭고 우울함에 빠져 있어요"라는......

'그사람'을 어떤 사정 아래에서도 마주 닿을 수가 없다는... 그것은,

결국, 끝끝내 내 주변을 떨어지지 않고 감싸고 있는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는 허름함이 그것...

아직,

학교 다니던 시절에,  그 꿈을 꾸기 시작한 이후로도...

눈까지 절로 감기우는 '배추 흰나비'의 코트(coat)를 손수 사가지고 '그사람'에게 입히지 못하고 있다는,

지독한 허름함에 근거한 '자격지심'이,

꼴 사나운 무슨 열등감이...

그게 아닌데 그렇게 되어버리고 마는 어처구니없음이 참담하리만큼의 나의 (치열한) 고독감을 끊임없이,

부추긴다.

"그대 아는가, 내 맘의 사랑을"...

그'그리움' 만으로는 그'사랑'은 턱없이 모자라기만 한가... 또, 이를 어쩌지...

'배추 흰나비 코트'가 꼭 아니라도 '그사람'은,

"여전히 예쁘고 또 그런 식으로 영원히 예쁘고 다시 예쁘다"는 철칙 또는 원칙만으로도...

그처럼 구멍난 가슴에 켜켜이 쌓여만 가는 그'그리움'에 손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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